원피스 프랑키 X 로빈 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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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배와 섬도 보이지 않는 바다의 밤은 고요하다.
검은 깃발, 밀짚모자를 쓴 해골기를 내건 사자머리 선수상의 배 역시 마찬가지로 사위가 어둑하고 문제를 일으킬 외부요인이 없는 밤에는 깊은 고요에 빠진다.
“아직도 책을 읽고 있나?”
거대한 덩치, 하지만 그에 맞지 않는 가벼운 발소리. 팔을 무릎을 움직이는 동작은 부드럽지만 미세하게 기계음이 난다.
“설치해 준 등 덕분에. 바람이 기분 좋아 나와 있었어.”
“아우. 신경 쓴 보람이 있구만.”
해가 지면 불이 들어오는 등을 선배드 옆에 설치해놨다. 어디서든 책을 보는 사람을 위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장소에 맞춰.
“있잖아, 프랑키.”
가까이 와 보라는 손짓. 자기 전, 편안한 취침을 위해 정리해둔 민머리를 한 번 쓸어 만진다. 까끌한 감촉에 웃음 지어보면 그게 목적인 줄 알고 같이 웃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입을 맞추게 된다.
“…, 누가 볼 지도 모르는데.”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짓궂은 웃음과 앓는 소리가 동시에 난다.
밀짚모자 해적단의 조선공 프랑키와 고고학자 니코 로빈.
두 사람은 지금, 한창 연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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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 사이의 거리는 때론 매우 가깝기도, 무척 멀기도 하다. 이번 섬끼리의 간격은 무척이나 먼 듯하여, 며칠째 지나가는 배 한 척 보지 못 한 채로 지지부진한 항해를 이어가는 중이다.
"프랑키-."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이름이 불린다. 요리사의 성역, 주방에서 상디가 프랑키를 찾았다.
"오우, 무슨 일이지?"
커다랗게 만들어 둔 문도 그 둥근 양 어깨를 한 번에 감당하진 못한다. 옆으로 돌아 들어오는 모습에 다 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하던 상디는 곧 프랑키의 손에 앙증맞은 에이드 한 잔을 쥐어준다.
"로빈양에게 가져다 줘."
평소처럼 네가 안 가고? 목끝까지 올라온 목소리는 어제 주방에 불이 켜져 있었음을 상기하고 저 아래로 꺼져버린다. …봤군, 이 요리사.
미묘한 표정이 된 프랑키를 보며 킥킥 웃던 상디는 쉽사리 흔들리지 않음을 믿으며 잔을 쥔 프랑키의 팔을 탁탁 두드리고 축객령을 내린다. 빨리 심부름이나 해, 멍청아.
로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볕이 좋은 날에는 더더욱. 마스트에도 해가 잘 가려지지 않는 자리에 위치한 선배드. 때로 볕이 너무 강할 때에는 차양막을 치기 쉽게 넓은 장소로. 갑판 위에 그런 장소는 한 군데 뿐이고, 곧장 그곳으로 향하려던 프랑키의 발걸음이 잠시 멈칫한다.
"로빈은 오늘 여기 안 나왔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하는 주황 머리의 항해사. 오늘 선배드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나미 뿐인지, 차양막 아래 검은 머리카락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거 알려줘서 고맙군. 근데 로빈을 찾는 줄은 어떻게 알았지?"
"뭐-? 그걸 말이라고…, 아냐, 말해줘도 모를 테니까 그냥 가. 로빈은 방에 있어."
뭐라고!? 말해줘도 모를 바보 취급에 화를 벌컥 내다가도, 손에 쥔 에이드 잔이 신경쓰여서. 프랑키는 결국 나미와는 제대로 된 실랑이조차 하지 못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다시 식당이 있는 2층으로 돌아왔다. 근처를 지나가는 모습을 본 상디는 눈썹을 한번 으쓱였고, 프랑키는 여자방의 문을 노크하며 말한다.
"어-이, 로빈. 심부름이다."
켁, 주방에서 목졸린 것 같은 소리가 튀어나왔지만 개의치 않았다. 달칵,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며 들어와. 짧은 목소리가 금남의 공간에 들어오라 종용한다.
"아무리 그래도 여자방에 들어가는 건, 억-."
피어난 손이 그를 잡아당기면 조선공이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없다. 하나, 배가 부서지지 않게 자신의 몸을 잘 짜맞출 것. 둘, 심부름을 명령받은 에이드가 쏟아지지 않게 신경 쓸 것. 그러다 보면 프랑키는 어느새 선실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남성의 몸으로는 초대받은 자만이 출입할 수 있는 여자방에,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연인과 단 둘이서.
"나미가 일부러 나가 있는 걸 눈치 못 챈 거야?"
"…, 그건, 아니지만."
"우후후."
에이드, 고마워. 어느새 잊어가는 한 손의 에이드 잔을 가져간 로빈은 테이블 위에 잔을 내려놓고 다시 입구 근처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프랑키에게로 다가간다.
“왜 그래? 한두 번 들어와 본 것도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만, 이렇게 들어오는 건….”
처음이지. 뒷말은 침과 함께 목구멍 너머로 삼켜진다. 기실 프랑키가 이 방에 들어온 것이라곤 배를 건조할 때와 방의 주인들에게서 자잘한 요구를 들었을 때 뿐이었다.
로빈과 교제한 시간이 짧은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여자를 대하는 것이 서툰 것 역시 아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른다 하더라도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선 사내의 가슴은 터질 듯 부풀다가도 새가슴처럼 쪼그라드는 것이라.
눈을 마주보며 진지하게 자신을 봐오는 로빈과의 시간은 퍽 어려운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싫다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정해진 답이 없는 시간에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영원히 익숙해지지 못할 것이라. 그리고 그 영원히 익숙해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기꺼워서, 프랑키는 기꺼이 이 어려운 시간을 감내하기로 결정했다.
“어머.”
로빈을 이끌고 티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에스코트한 프랑키는 자리에 앉는 듯 싶더니 로빈을 제 허벅지 위에 앉히고 끌어안아 목덜미 깊이 고개를 파묻고 숨을 쉬었다.
“아하하, 갑자기 적극적이 되었네?”
“그렇게까지 신호를 보내는데 받아내지 못하면 사내가 못 되지.”
로빈은 저항 없이 프랑키를 끌어안았고, 두 사람은 조금 더 밀착한 채로 서로의 체온과 고동을 느꼈다.
말없이 붙어있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먼저 떨어지려 한 것은 의외로 로빈이었다. 프랑키, 잠깐. 그 말이 신호라도 되는 것 마냥 틈 없이 끌어안고 있던 두 사람은 살짝 떨어져 느린 숨을 쉬었다.
“후…, 후후. 이런 시간이 얼마만인지.”
서로의 체향을 음미하며 다른 무엇에 방해받지 않고 단둘이서 보내는 시간. 배는 걱정 없이 항해 중이고, 동료들은 두 사람을 배려하여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과 별개로 동료들에게 역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그런 것이 들 때마다 로빈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해도 감히 짐작하는 프랑키는 로빈이 이 시간을 음미하길 내버려 둔다. 그러나 그 시간이 조금 길어진다 싶으면, 냉큼 자신에게 관심을 달라며 그 큰 덩치를 구겨 로빈에게 입맞추는 것이다.
“너무 오래 생각에 잠겨있지 말라고.”
“왜, 외로워?”
“그럼, 당연하지.”
네가 불러들였으니 책임을 지라고, 어이. 쑥쓰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달갑지 않지만 그 앞에서라면 괜찮다. 같은 허벅지라도 딱딱한 금속이 드러난 부분보단 겉으로나마 살가죽을 덧씌워 부드러운 부분에 앉히고 싶다. 그렇게 자신의 몸과 맞닿는 부분이 늘어나면 다시 심박수는 올라가다 상대의 고동과 맞물려간다. 두근, 두근. 온전하지 못한 몸에도 뛰는 심장의 고동이 로빈과 맞닿아 두 사람의 박동이 같아질때면 프랑키는 다시 이 사랑스러운 연인에게 쪼듯이 자잘한 키스를 내리누르며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긴다.
"잠깐, 프랑키, 잠깐, 아하하!"
기어코 웃음을 터트린다. 프랑키의 키스 세례가 마음에 들었는지, 평소보다 큰 소리를 내며 꽃망울처럼 터진 웃음소리가 듣기 좋았다. 자연스레 함께 웃으며 되묻는다.
"어때. 마음에 들었나?"
"아하하, 응, 정말로."
답례야. 정수리, 이마, 뺨, 가리지 않고 쏟아내리듯 닿았다 떨어진 키스와는 달리 입술과 입술이 맞닿는 키스. 두 사람의 코가 살짝 눌리고, 시선은 마주친다. 올라간 입꼬리마저 느낄 수 있을만큼 강하게 닿아왔던 로빈은 잠시 가만히 있다 떨어지며 프랑키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떨어진다. 어이, 항변은 검지손가락 하나에 틀어막힌다. 달그락, 에이드 잔에 담긴 얼음이 녹아버릴 만큼 시간이 흘렀다. 아쉽더라도 단체 생활. 두사람만의 시간은 여기서 끝이다. 프랑키는 아쉬움을 담아 로빈을 바라보지만, 로빈은 어느새 프랑키의 허벅지에서 일어난 뒤다.
"에이드 잔은 내가 돌려줄게."
"오우, 슈-퍼 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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